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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 오조작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지장치 기술 3종과 주요 적용 사례, 향후 기술 확산 전략까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기술 개방 내용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했습니다.
페달 오조작 사고 현황
페달 오조작 사고는 국내외에서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교통안전 문제로, 최근 한국교통안전공단(TS)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까지 언론에 보도된 급발진 의심 사고 61건 중 44건(약 72.1%)이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사고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단순 기계 결함이 아닌 운전자의 착오로 인한 사고가 다수라는 점을 시사하며, 기술적 방지 장치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배경이 됩니다. TS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사고는 주행 중인 도로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속 주행이 많고 급가속이 요구되지 않는 주차장(24.6%)과 골목길(18.0%) 등에서 더욱 빈번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차량 속도가 낮다고 해서 반드시 사고 위험이 낮은 것은 아님을 의미하며, 공간 제약이 큰 환경에서는 소규모 충돌이라도 보행자, 특히 어린이, 고령자 등의 중상 또는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전체 사례 중 일부(18.0%)는 사고 전방에 차량이나 보행자, 장애물이 있었던 상황에서 오조작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고의 심각성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운전자의 단순 실수가 중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차량 차원에서 오조작을 제어하거나 사전에 인지하여 출력을 차단하는 시스템이 필수적이라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 운전자와 초보 운전자, 전기차 사용자 사이에서 오조작 사고는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기차의 경우 토크 전달이 빠르고 응답성이 높아, 순간적인 가속 조작이 실제 차량 동작으로 바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계적 차단 외에도 차량 운전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기술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공공기관 및 민간 제조사가 함께 대응하는 협업 모델이 요구됩니다.
TS 특허 기반 기술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페달 오조작 방지기술 특허 3종을 2024년 7월부로 민간에 개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특허는 실제 사고 사례 분석 및 차량 시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기술이며, 운전자 조작 패턴, 차량 위치, 주행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차량 출력을 제어하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첫 번째 특허는 '운전자의 가속페달 이상 답력 측정을 통한 출력 제어' 기술입니다. 이는 가속페달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운전자가 얼마나 강하게 밟는지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이 값이 비정상적으로 클 경우 오조작으로 판단하여 엔진 쓰로틀 밸브를 닫고 출력을 즉시 차단하는 기술입니다. 특히 브레이크에서 발이 미끄러져 페달을 잘못 밟았을 때나, 갑작스러운 반사행동이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특허는 '주행 중 전방 물체 감지를 통한 출력 제어'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차량이 저속 주행 중(약 40km/h 이하) 일 때, 전방 감지 센서를 통해 장애물과의 거리, 가속페달 조작 강도를 동시에 분석하여 오조작 여부를 판단합니다. 예컨대, 전방 10m 이내에 차량이나 보행자가 있는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90% 이상 급격하게 밟으면 오조작으로 간주되고, 0.1초 이내에 가속페달 신호를 강제 0%로 변환하여 출력을 차단하며, 동시에 계기판이나 음성 경고를 통해 운전자에게 사고 가능성을 알리는 방식입니다.
세 번째 특허는 '차량 위치 기반 출력 제어' 기술입니다. 차량에 장착된 GPS 및 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주차장, 어린이 보호구역, 병원 주변, 좁은 골목길 등 급가속이 불필요하거나 위험한 장소에서 운전자의 급격한 페달 조작이 감지되면 출력을 자동으로 줄이거나 차단합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회생제동을 활성화하고, 구동 모터로 전류를 차단함으로써 물리적 제동 없이도 차량을 정지시킬 수 있습니다. 내연기관차는 쓰로틀 밸브를 닫거나 가속센서 신호를 강제로 0%로 조정함으로써 동일한 효과를 냅니다. TS는 이 특허들을 민간 자동차 제작사와 부품업체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하며, 기술 도입을 위한 컨설팅 및 자문도 함께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사고 예방 장치의 상용화 및 차량 기본 탑재 가능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전 국민 대상 보급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예방 아이디어 및 향후 방안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는 단순한 센서 기술이나 제동 장치에만 국한되지 않고, 운전자의 행동 패턴, 차량의 사용 환경, 디지털 시스템을 복합적으로 연계하여 사고를 방지하는 통합적 안전 기술입니다. TS는 이번 특허 개방 외에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함께 제안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민간 제조사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아이디어는 비상등을 이용한 ‘2단계 제동 시스템’입니다. TS는 실제 오조작 상황에서 운전자가 무의식적으로 조향이나 비상등을 작동시키는 행동을 분석한 결과, 이 동작을 기반으로 차량의 비상제동 시스템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일반적인 비상등 조작은 기존 기능을 유지하고, 더 강한 조작 또는 이중 클릭을 통해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를 강제 작동시키는 기능을 제안했습니다. 이 기능은 운전자가 별도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량의 동력을 차단하고 자동 정지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운전자가 기능의 작동 방식과 해제 조건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시스템 최초 사용 시 차량 디스플레이를 통해 짧은 교육 영상 또는 경고 메시지를 제공하고, 시청 완료 후 기능을 활성화하도록 설계하는 것도 제안되었습니다. 실제 일부 자동차 제조사는 TS의 권고를 받아들여 EPB 작동 시 차량의 엔진 출력을 자동 차단하고, 회생제동을 동시에 활성화하여 제동거리를 줄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차량 자체의 안전성은 물론, 운전자 실수를 자동으로 보완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향후 전략으로는 고령자 대상 차량 또는 렌터카 업계에 우선 보급을 확대하고, 사고 발생 빈도가 높은 지자체 및 기관과 협력하여 시범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입니다. 예컨대 충북 영동, 충남 서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고령 운전자 200명을 대상으로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시범 설치 사업이 진행 중이며, 성과 평가 후 전국 확대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TS는 이러한 방지 기술이 상용화됨으로써 사회 전체의 교통안전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